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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ML, 이래서 '슈퍼을'…5000억 장비 사려고 이재용도 줄 선다

2024년 7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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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의 네덜란드 국빈방문 기간 중 찾아간 ASML(Advanced Semiconductor Materials Lithography)이 초미의 관심사다.


세계 유일의 극자외선(EUV: Extreme Ultra Violet) 노광(리소그라피: 사진촬영술) 장비 생산업체인 ASML이 어떤 기술력을 가진 기업이길래 계약관계상 약자인 '을'(장비공급업체)임에도 불구하고 그 앞에 전세계 반도체 제조기업들이 줄을 섰을까. '수퍼을' ASML의 A부터 Z까지 파봤다.


#1. 지난 12일(현지시간) 오후 네덜란드 벨트호벤에 위치한 ASML 본사.


경계현 삼성전자 사장(DS부문장)은 피터 베닝크(Peter Wennink) ASML 회장과 초미세 공정을 공동 개발하는 반도체 공정 기술협력 협약서(MOU)에 서명했다.


현재 5나노미터(nm)까지 진화해온 EUV 기술을 2나노 이하까지 더 진화시키기 위해 양사가 1조원을 들여 '차세대 반도체 제조기술 R&D(연구개발)센터'를 국내에 설립키로 한 것이다. 이 자리에는 윤 대통령과 함께 빌럼 알렉산더르 네덜란드 국왕,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등이 함께 했다. 여기까지 오기까지 10여년간의 긴 스토리가 있다.


#2. 2012년 8월 27일 삼성전자 서초사옥.


삼성전자 경영위원회에 참석한 권오현 당시 부회장(대표이사)은 깊은 고민에 빠졌다.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 업체 ASML이 1조원을 넘어서는 지분 및 기술개발 투자를 요청한 것에 대한 가부결정을 해야했기 때문이다.


당시 ASML이 투자를 요청한 이유는 반도체 미세회로 공정 기술(ArFi: 불화아르곤 이멀전 리소그래피)의 차세대 버전인 EUV 장비를 개발하기 위해서였다.


반도체 기술경쟁의 승패는 한장의 웨이퍼(원판) 위에서 누가 더 미세한 칩을 설계해 더 많은 칩을 생산하느냐에 따라 갈린다. 그 핵심이 반도체 전공정의 약 60%를 차지하는 노광기술이어서 반도체 생산기업들이 여기에 목을 매는 것이다.


ASML은 당시 삼성전자 뿐만 아니라 전세계 반도체 1위인 인텔과 파운드리 1위 업체인 TSMC(Taiwan Semiconductor Manufacturing Company)에게도 투자를 제안했다. 약 25%의 지분 인수와 공동연구개발비를 투자해달라는 제안이었다. ASML은 여기서 조달한 약 7조 3000억원의 자금(아래 표 참조)을 7나노 이하 EUV 첨단 장비 개발을 위해 썼다.


고 이건희 회장과 이재용 당시 부회장의 최종 컨펌이 있었지만 당시 삼성전자 대표이사로서 투자를 결정했던 권오현 전 부회장은 "당시 반도체 기술의 진화 방향이 그 방향(EUV) 밖에 없었고, 그 기술을 할 수 있는 기업도 ASML 밖에 없었기 때문에 내부토론 끝에 투자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현재 ASML EUV 노광기술의 열매를 맺기 위한 거름을 뿌린 셈이다.


#3. 2014년 1월 이 자금을 바탕으로 ASML은 네덜란드과학연구기구(NWO), 물질기초연구재단(FOM), 암스테르담대학, 암스테르담자유대학과 함께 나노리소그래피 고급연구센터(ARCNL: Advanced Research Center for Nanolithography)를 설립했다. 1980년대부터 EUV 기술개발에 대한 학술적 연구는 진행됐지만 대량양산용 EUV 광원 개발은 이 때부터 본격화됐다.


2006년 첫 EUV 프로토타입 장비를 시작으로 2010년 TWINSCAN NXE:3100이라는 첫 테스트용 장비를 공급했지만 대규모 양산에 투입하기에는 검증과정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제대로 된 대량 양산용 EUV 장비가 처음 출시된 것은 그로부터 수년 뒤인 2017년 TWINSCAN NXE:3400B가 나왔을 때다.


#4. 2016년 11월 15일 서울 서초동 삼성타운 C동 삼성전자사옥 앞.


해가 지고 어둠이 밀려온 삼성전자 사옥 앞에는 10여명의 외국인을 태운 리무진 버스 한대가 정차했다. 그 버스 앞 안내판에는 'ASML'이라는 네글자만 덩그러니 붙어 있었다.


이날 삼성전자를 방문한 인물들 중에는 지난 12일 네덜란드 현지에서 경계현 사장과 MOU를 체결한 피터 베닝크 ASML 경영이사회(Board of Management) 회장도 포함돼 있었다. 베닝크 회장 외에 헤라르트 클레이스테를레이(Gerard J. Kleisterlee) 감독이사회(Supervisory Board) 의장 등 10여명의 ASML 핵심 경영진들이 삼성전자를 방문했다.


ASML은 매년 자사 노광장비를 구매한 기업이 있는 국가들을 돌면서 자사의 이사회 행사를 여는 관행이 있었다. 한국·미국·대만·중국 등이 고객 국가인데 2016년에는 한국을 방문해 이사회를 하고, 삼성전자 사업장 방문과 경영진 면담을 진행했다. 특히 이 시점은 ASML에게는 중요한 시기였다. 제대로 된 13.5나노의 대량 양산 EUV 장비 투자를 결정해야 하는 시기였다.


당시 ASML의 감독이사회는 경영이사회가 밀어붙이는 양산용 EUV 첨단 공정 개발이 시장성이 있는지에 의문을 품었었다. 그 의문을 해소하기 위해 대형 바이어인 삼성전자를 찾아와서 실제 자신들이 장비를 개발하면 삼성이 EUV 장비를 채용할 의지가 있는지를 점검했다.


당시 이재용 부회장(현 회장)과 삼성전자 경영진들과 3시간 가량의 저녁식사를 포함해 심도 있는 논의를 한 끝에 ASML 감독이사회는 경영이사회의 결정대로 차세대 EUV 투자를 승인했다는 게 사안에 밝은 관계자의 설명이다.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은 2017년 ASML은 HVM(High Volume Manufacturing) 첫 제품인 'TWINSCAN NXE:3400B'를 출시해 고객사에 전달하게 된다. ASML은 이 시기부터 본격적인 성장세를 타며 EUV 장비를 통한 수익성 확보에 나서게 됐다.


ASML은 빛을 빚어내는 기업이다.


반도체 제조 공정별로 보면 ▷웨이퍼 제조 ▷산화공정 ▷포토공정(감광, 노광, 현상) ▷식각공정 ▷증착&이온주입 공정 ▷금속배선 ▷EDS(검사)공정 ▷패키징 공정 등 크게 8가지 공정이 있다. 이 가운데 포토공정이 60%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고, 전체 라인 건설비의 30~40%를 차지할 정도다.


반도체가 빛의 예술인 이유다. 반도체는 '빛'이라는 붓으로 웨이퍼 위에 똑같은 그림을 여러장 동시에 그리는 빛의 예술이다. 얼마나 얇고 가는 붓으로 그림을 정교하게 그리느냐에 따라 생산성에 격차가 날 수밖에 없다. 붓의 굵기는 빛의 파장과 같은데, 파장이 짧을수록(적외선에서 자외선쪽으로 갈수록) 더 가는 붓이라고 보면 된다. 공정자체는 필름카메라로 사진을 찍고 현상하는 것과 비슷하다.


광원에서 나오는 빛 아래에 마스크라는 반도체 설계도를 넣고 그 아래에 렌즈를 통해 감광액이 묻어 있는 웨이퍼에 빛을 쪼이는 식이다.( 아래 그림 참조) 마스크의 회로가 볼록렌즈를 통해 축소되서 웨이퍼 위에는 작게 그려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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